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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시작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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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ation, yes!

나는 학창시절 방학이 시작되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었으니,

  • 책상정리
  • 방에 있는 가구 위치 바꾸기
  • 계획짜기

특히 책상 정리 또는 가구 위치 바꾸기 등의 일은 사업 규모 자체가 워낙 컸기 때문에 애초에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예를 들면, 책상을 옮기기 위해 내용물을 서랍에서 다 끄집어 낸 후에, 마치 내 방은 이상무 라는 듯 외출도 서슴치 않았다. 또한, 애초에 과소 평가하기도 했는데, 예를 들자면 오늘 밤 10시쯤엔 이 사업이 마무리 되겠지.. 하다가 결국 12시에 잠잘 공간도 모자라 새우잠을 자야 했던..적도 있다.

나는 늘 넓은 책상을 꿈꾸었기 때문에 책상 청소는 주어진 현실 속에서 최대한의 능동적인 개선 작업이었고 가끔 절대적인 공간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공간을 찾기 위해 온 동네 도서관을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역시 책상은 내 정서에 가장 밀접한 가구임에 틀림없었다.

가구 위치를 바꾸는 작업은 생각보다 큰 일이었다. 특히 좁은 방에 나올 수 있는 구조라고 해봤자 뻔했기 때문에 최대한의 다양성을 위해 책장은 반드시 움직여야 하는 아이템이었다. 주기적으로 책장을 정리하다보면 안볼 책들을 과감히 버리게 되는데, 특히나 CS를 전공한 나는 대부분의 책들이 높은 판매가를 자랑했고, 시간이 슬쩍 지나면 정말이지 쓸데없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해졌기 때문에, 내 책장은 가구 재배치가 이루어지는 시점을 지나면 한껏 살을 뺄 수 있었다. 역시 우리 바닥의 책은 트랜디 보단 바이블 원서가 의미가 있다.

나는 어릴때 부터 계획하나는 정말 치밀하고 꼼꼼하게 잘 짰다. 물론 계획대로 살았으면 이러고 살지는 않았으리라는 추측도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계획은 주로 다양한 관점으로 정리가 되는데, 예를 들면 시간 순 정렬된 할 일과, 중요도 및 가능성으로 정리되고 필터링 된 추가 페이지 따위가 내 계획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던 요소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 계획이 애초에 지속/실현 가능한 계획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계획은, 리팩토링을 수 차례 반복하며 짧고 굵은, 그리고 촉박하고 절박한 계획안으로 점차 그 모습을 갖춰갔다. 

방학은 사실 한국에서 학생들에게 놀 시간을 더 준다는 개념을 상실한지는 이미 오래된 듯 하다. 어짜피 바쁘게 보내는 건 매한가진데, 누가 더 독하게 시간을 보내는 가에 따라 순기능과 역기능의 영향력이 결정되는 실로 도전적인 시간이다. 하지만 학생들 본인에게는 다행히도 적용되는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학기 중에 비해 정신적으로 덜 부담을 준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니 책임은 잊지 말되, 당장 니 뒤를 쫒는 무서운 놈은 없다.

왜 방학 이야기냐.. 휴식이란게 필요하단 소리.

Written by nusys3

December 4, 2008 at 11:41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