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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December 7th, 2008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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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는 커피를 좋아하셨다. 일명 다방커피라고 알려진 커피 3 프림 2 설탕 2. 매일 아침 식사를 하신 후에는 커피 한 잔을 즐기셨다. 조금더 연세가 드신 후에는 뼈 건강을 위해 우유를 함께 하셨다. 생각해보면 그 간단한 커피 타드리는 것도 잘 못해드렸던 나다.

우리 할아버지는 아주 정정하셨다. 마당을 가꾸는 일을 낙으로 삼고 사셨는데, 아찔한 높이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나무를 직접 치실 때는, 나는 할아버지가 늙으실 거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할아버지는 화를 잘 안내셨지만 내가 이미 커버린 후에도 목소리를 높이시면 집안이 쩌렁 쩌렁 울렸다.

국민학생 때만 해도, 할아버지랑 가끔 시간을 함께 보냈다. 특히나 장기를 배운 후에는 할아버지랑 장기를 종종 두었다. 할아버지는 귀찮다고 하시면서도 장기 둘 때 만큼은 얼굴에 즐거움을 한가득 머금으셨다. 나이들고 밖에서 더 많이 놀게 되면서 점점 장기를 두거나 심지어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급격히 줄어 들었다.

할아버지가 매우 편찮으시다가 돌아가기 며칠 전에 정말이지 감쪽같이 나으신 듯 했다. 거의 1년 만에 마당을 돌아보시는 할아버지를 보고 안심했던 기억이 난다. 그 날, 할아버지는 자주 가시던 일식 집에서 외식을 하고 싶다 하셨는데, 나는 그 할아버지 말씀이 나에게 할아버지와 외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렸다.

오늘 갑자기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Written by nusys3

December 7, 2008 at 9: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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